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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수, “Bombeat 16”, Sherwood Crescent, Lockerbie (image&code set), 2018, Archival pigment prin, 125x100 cm each
김천수, 'Bombeat 16', Sherwood Crescent, Lockerbie (image&code set), 2018, Archival pigment prin, 100x125 cm (2 panels each)

First as Tragedy, then as Farce 이 프로젝트는 영국에서 일어났던 테러현장을 촬영한 후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변형한 사진 연작이다. 이 사진들은 무자비한 테러로 오명을 얻은 록커비, 맨체스터, 런던 등지에서 촬영되었다. 이후 ‘HEX 코드 에디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16진수 코드로 변환된 이미지 파일 안에 해당 사건과 관련된 단어, 테러리스트 또는 폭발물의 이름 혹은 사건발생시각 등을 숨겨 놓음으로써 디지털 이미지가 재현되는 과정에 오류를 만들어 냈다. 이 인위적인 작은 오류들은 이미지 전체에 형형색색의 노이즈를 남겼다. 이러한 과정은 테러리스트가 도시 어딘가에 심어놓은 작은 폭탄이 도시 혹은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것을 시각화해 보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변형된 이미지는 한편으로는 원래의 이미지를 훼손시키고 파괴한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미지에 새로운 미적 요소를 추가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테러란 당한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을 의미하지만, 동시에 누군가 에게는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세계를 위한 한걸음이기도 하다. 이 연작은 이런 테러라는 행위가 갖는 양면성을 사진과 그것을 변형시키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서 드러내 보고자 했다.

크리스마스를 앞둔 1988년 12월 21일 런던 히드로 공항을 이륙해서 뉴욕 J.F.캐네디 국제공항으로 향하던 팬암 103편은 스코틀랜드 록커비 지역 상공에서 기내에 탑재되어 있던 폭발물에 의해 폭파되어 추락했다. 탑승객 243명과 승무원 16명이 사망했고, 추락한 항공기 잔해에 의해 사망한 마을주민 11명을 포함, 모두 27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고로부터 11년 후인 1999년 리비아의 지도자인 무아마르 가다피는 마침내 테러의 용의자로 지목 받아온 리비아인 2명을 스코틀랜드 경찰에 넘겼고, 그 중 리비아의 정보 장교였던 “알 마그라히”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되었다. 2009년 스코틀랜드 형무소에 수감되어 있던 그는 전립선 암으로 수명이 3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이에 스코틀랜드 정부는 테러 피해자 유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인도적인 차원에서 그의 가석방을 허가했다. 하지만 석방 당시 영국 언론들은 리비아에 매장된 석유 개발을 위해서 영국 정부가 카다피와 정치적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보도하며, 자국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석방된 후 리비아 정부에서 보낸 전세기를 타고 본국으로 돌아갔고, 의사가 내린 3개월 시한부 선고와는 달리 3년 후인 2012년 5월 20일 사망했다. 그가 끝까지 자신이 무죄임을 주장했다는 점과 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증인의 증언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김천수 Artist statement ‘First as Tragedy, then as Farce’ 프로젝트 작업설명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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